
1. 옥수수의 원산지
옥수수는 야생 풀 테오신테에서 수천 년 동안 선택, 재배를 거치며 지금의 형태로 변했다. 이미 9000년 전 재배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메소아메리카를 원산지로 보는 것이 중론이다. 메소아메리카에서는 삶고, 불리고, 껍질을 벗기는 과정(니스타말화)을 거쳐 갈아서 만든 반죽(마사)을 넓게 눌러 구운 토르티아를 만들어 먹었다. 마사에 고기, 야채, 소스를 넣고 옥수수 껍질이나 바나나 잎에 싸서 쪄 먹었고 마사를 묽게 끓이거나 니스타말 처리한 알을 통째로 끓여 먹기도 했다. 니스타말화 덕분에 반죽이 잘 뭉치고 나이아신(비타민B3) 영향 흡수도 좋아져 옥수수를 주식으로 해도 영양 결핍 없이 살 수 있었다. 학자들은 멕시코 지역에 문명이 성립할 수 있었던 최대의 원인을 이 옥수수의 재배에서 찾고 있다. 실제로 마야 문명을 비롯한 여러 멕시코 지역 문명들에서는 사람은 신이 옥수수 가루를 빚어서 만들어낸 것이라고 믿었다고 할 정도로 옥수수를 중요하게 여겼다.
2. 옥수수의 전파와 확산
옥수수는 메소아메리카에서 길들여졌지만 이후 북미, 남미 전역으로 퍼졌다. 북미 원주민은 니스타말한 옥수수 알을 그대로 끓여 먹었고 잘게 빻아서 끓인 죽형태로 옥수수를 먹었다. 남미에서는 옥수수 전병이 발달했다. 1492년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고 이후 스페인, 포르투갈이 아메리카와 교류하면서 옥수수도 유럽으로 전파됐다.. 유럽에서는 값이 싸고 잘 자라는 곡물로 인식되어 지중해 연안, 발칸, 동유럽까지 빠르게 퍼져 나갔다. 이탈리아에서는 옥수수 가루를 끓여 만든 죽이나 케이크를 먹었고 루마니아, 몰도바에서도 옥수수 죽 형태로 먹었다. 스페인, 포르투갈도 빵이나 죽으로 먹고 사료용으로도 사용했다. 그런데 문제는 옥수수만 가져갔고 니스타말화 기술을 가져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옥수수를 주식으로 먹던 이탈리아, 스페인, 미국 남부의 유럽계 미국인들에게 나이아신 결핍 질환이 19세기에서 20세기 초까지 유행했다. 포르투갈 상인들이 16세기 서아프리카, 동아프리카와 무역을 하면서 옥수수는 아프리카에 전파됐다. 옥수수는 아프리카의 전통적인 주식인 수수, 기장을 빠르게 대체하며 퍼져 나갔다. 옥수수는 짧은 재배 기간, 고온에서도 잘 자라는 특성으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주요 주식 곡물이 되었고, 저장성이 좋고 칼로리가 높아 노예선의 식량 공급을 하는 중요한 작물로 사용되어 그 재배가 더욱 촉진되는 어두운 배경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16세기 스페인, 포르투갈, 중국 상인을 통해 동아시아 동남아로 전파됐다. 중국에서는 건조한 북부,서부 지역에서 밀, 수수와 함께 재배되었고, 삶고, 찌고, 갈아 죽으로 먹는 형태로 자리 잡았다.
3. 한국의 유입과 확산
옥수수는 16세기 초~중반, 조선 중기에 중국을 통해 들어온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왕조실록 등 기록에서도 중국에서 들어온 잡곡으로 옥수수를 언급하고 있다. 16세기 중반 이후에는 한반도 전역에서 재배한 흔적이 나온다. 조선에서 옥수수는 벼처럼 물이 많이 필요한 작물이 아니라 비가 부족해도 자라는 밭 곡물이었다. 그래서 산간, 중부, 북부의 마른논, 밭에서 많이 재배했다. 조선에서 옥수수는 쌀이 부족할 때, 보리, 조, 수수와 함께 섞어 먹는 보조 구황 곡물의 위치였다. 수확한 옥수수를 쪄서 그대로 먹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형태였다. 옥수수를 빻아 가루로 만들어 죽으로 끓이거나 보리, 밀가루와 섞어 떡이나 전, 국수를 만들어 먹었다. 저장성이 좋아 말려서 쌀이 부족할 때 섞어 밥을 짓거나 그냥 옥수수밥으로 먹는 경우도 많았다. 일제강점기 이후에는 가난한 농민, 도시 빈민의 값싼 칼로리 공급원이 되었고, 전분, 사료, 공업 원료로 점점 더 많이 쓰이게 되었다.
4. 오늘날의 옥수수
옥수수는 밀, 쌀과 함께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3대 곡물이다. 이들 중 생산량 기준으로는 1위가 옥수수이다. 대략 연 12억 톤이 생산된다. 재배 면적도 2억 헥타르 정도로 지구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작물이다. 미국, 중국, 브라질, 유럽, 아르헨티나, 인도 등이 많이 재배하고 전체 생산량의 절반 이상이 미국, 중국에서 나온다는 분석이 있다. 한국에서 현재 옥수수의 위치는 가공식품이나 사료용이다. 통계를 보면 한국에서 옥수수를 직접 먹는 사람의 비중은 1% 미만이다. 재배도 조금 하고 있고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옥수수는 쌀, 밀과 함께 전 세계 인구의 칼로리 상당 부분을 책임지는 중요한 곡물이며 가축 사료용으로 많이 사용된다. 또한, 공업 원료로도 많이 사용되어 상당히 중요한 작물이지만 최근 기후, 환경 이슈 때문에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여 관심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