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빵의 기원
최근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 전에는 농경이 시작되고 곡식을 재배하고 그 곡식을 이용하여 빵을 만들어 먹었으리라 생각했지만 농경의 시작보다 빵이 먼저였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요르단 동북부 유적에서 약 1만 4천 연전이 탄화된 납작 빵이 발견된 것이다. 이 빵은 야생 밀과 보리, 그리고 뿌리채소 등의 가루를 섞어 물에 반죽한 뒤 뜨거운 돌이나 화덕에서 구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야생 곡물을 모아 갈아서 빵을 만들어 먹었고, 이것이 오히려 곡물을 재배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을 가능성이 이야기되고 있을 정도이다. 초기의 빵은 지금처럼 부푼 빵이 아니라 납작한 빵이었다. 야생 밀, 보리, 여러 식물의 씨와 뿌리를 섞어 만들었고 체가 없어 껍질이 많이 섞여 있는 거친 가루였을 것이다. 뜨거운 돌판이나 돌담 내부에서 굽는 방식으로 빵을 만들었을 것이다. 현재 중동이나 인도 쪽에서 먹는 피타, 난, 로티 같은 평평한 빵이 이 초기의 빵이 이어져 온 것이라 보면 된다. 빵이 부풀기 시작한 것은 고대 이집트쯤으로 추정된다. 기원전 3000년경 고대 이집트에서는 밀가루와 물을 섞어 두면 발효가 일어나 반죽이 부풀어 오른다는 걸 이용해 발효 빵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이집트 벽화나 유물에서 반죽을 치대고 틀에 넣고 화덕에서 구운 다양한 모양의 빵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서 발전한 천연발효 방식은 유럽 전역으로 퍼지면서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2. 빵의 전파와 확산
빵은 곡물만 있으면 만들 수 있어서 밀, 보리, 수수, 옥수수, 쌀 등 그 지역 곡물에 맞춰 형태만 바뀌어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레반트 지역에서는 밀, 보리 재배가 늘어나면서 처음에는 죽으로 먹다가 떡 같은 덩어리의 형태로 진화하고 이후 납작 빵에서 발효 빵까지 발전한다. 이 지역에서는 피타, 라바쉬, 호브즈 등의 각종 납작 빵이 이어져 오고 있다. 여기서 빵은 주식이면서 종교적으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유럽은 빵이 곧 주식인 대륙이다. 밀, 보리 등 그 지역에서 나는 곡물을 빻아서 반죽하고 화덕에서 구운 빵은 수천 년 동안 유럽인의 식사를 책임졌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이미 여러 종류의 빵이 있었고, 도시마다 제빵공이 있었을 정도로 대중적인 음식이었다. 로마 제국에서는 빵 문화가 더 발전하는데 공중목욕탕, 수로와 함께 제분, 제빵 시설이 도시 인프라의 일부였다. 부유층은 잘 도정된 한 밀로 만든 밝은색 빵을 먹었고, 서민과 노예 층은 껍질이 많이 섞인 어두운색의 빵을 먹었다. 중세 유럽에서는 빵과 수프가 평범한 식사가 되었고, 흉년으로 빵값이 오르면 민란과 폭동이 일어날 만큼 민심의 바로미터였다. 19세기 들어 제분 기술이 발전하고 상업용 효모가 보급되면서 예전엔 상류층만 먹던 부드럽고 흰 빵이 대중화됐다. 그리고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는 현대식 빵으로 변해갔고, 동네마다 빵집이 하나씩 있는 풍경이 일반적이 되면서 집에서 빵 굽는 문화에서 사 먹는 문화로 변해갔다. 유럽의 선교사나 식민 통치, 무역을 통해 동아시아로 전파됐다.
3. 한국 유입과 확산
한국에는 19세기 후반 서양 선교사나 외교관을 통해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시기의 빵은 극히 제한된 상류층과 서양인의 음식이었다. 일제강점기 들어 일본식 양과자점이 들어왔지만 그래도 쌀이 절대적인 주식이었고 빵은 기념일이나 도시에서나 먹을 수 있는 특별한 간식이었다. 해방 이후, 일본인들이 떠나면서 남은 공장과 기술이 한국인에게 넘어가 제과 제빵 산업의 초석이 된다. 한국전쟁 이후 미국의 밀가루 원조로 대량의 밀가루가 들어와 빵의 소비가 확산되어 어쩌다 먹는 특별한 간식에서 빵집에서 사 먹는 저렴한 간식이 되어갔다. 1980년대 이후 대형 프랜차이즈와 동네 빵집들이 생겨나면서 대중적인 간식이 되었고 아침 메뉴로 먹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4. 오늘날의 빵
빵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식품 중 하나이다. 연간 소비량이 수백억 kg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 세계 인구 에너지 섭취의 최소 10% 이상을 차지한다는 연구가 있다. 나라별로 형태는 다르지만, 인류의 핵심 식량 중 하나임은 틀림없다. 한국은 원래 쌀 문화권이지만, 토스트, 샌드위치, 햄버거 등으로 많이 먹고 디저트로 케이크나, 페이스트리 등으로 접하고 있고 하루에 한 번 이상 빵을 먹는 사람이 많아졌다. 최근에는 통곡물, 저당, 고단백, 글루텐프리 등 건강빵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식이섬유,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등으로 영양을 강화하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어 계속해서 우리의 에너지를 책임져줄 식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