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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의 역사: 원산지, 전파, 그리고 한국 밥상에 오르기까지

by mesik 2025. 11. 25.

고구마 이미지

1. 고구마의 원산지

인류가 고구마를 재배하기 시작한 것은 기원전 6000 ~ 8000년경으로 추정한다. 고고학이나 유전자 분석에 따르면 중앙아메리카, 남아메리카의 열대 지역이 주요 기원지로 여겨진다. 지금의 멕시코 지역과 에콰도르, 페루 지역이다. 현재 우리가 먹는 군고구마와 크게 다르지 않은 껍질째 구워서 먹는 방법이 가장 기본 형태였다. 물에 삶은 뒤 으깨서 죽의 형태로 만들어 먹었고 특히 어린이, 노약자용으로 이용됐다. 말려서 저장해 먹기도 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발효시켜 술이나 식초를 만들어 쓰기도 했다는 연구가 있다. 고구마는 단순한 간식이 아닌 탄수화물을 얻는 생존 식량으로 사용됐다.

 

2. 고구마의 전파와 확산

고구마는 감자보다도 먼저 널리 퍼진 작물이다. 감자는 16세기 유럽으로 전파됐지만, 고구마는 그보다 먼저 폴리네시아로 전파된 흔적이 발견됐다. 방사성탄소 연대 측정 결과 1210 ~ 1400년경으로 확인된다. 또한, 폴리네시아의 여러 언어에서 고구마를 지칭하는 단어와 남미의 한 언어에서 고구마를 지칭하는 단어가 유사함이 발견되어 유럽인들보다 먼저 폴리네시아와의 교류에서 태평양을 건너 전파됐다는 가설이 유력하다. 폴리네시아에서도 구워 먹거나 찌는 방식으로 주식으로 먹거나 간식으로 먹었다. 1492년 콜럼버스와 함께 유럽인들이 아메리카를 발견하면서 고구마도 유럽으로 전파됐다. 감자와 달리 달콤한 향기가 나는 고구마는 유럽에서 상대적으로 고급 식재료로 사용됐다. 따뜻한 기후를 필요로 하는 작물이기 때문에 스페인, 포르투갈과 같이 남유럽에서는 성공적으로 재배되었으나, 영국, 네덜란드, 벨기에와 같은 북유럽에서는 구황작물로 자리 잡았다. 이 때문에 스페인 등지에서 수입하는 귀한 식재료로 여겨졌다. 유럽인들은 오븐에 통째로 구워 먹거나 꿀, 향신료를 넣어 졸여 먹기도 했고 고기 요리에 곁들여 먹었다. 이후 스페인, 포르투갈은 필리핀, 아프리카, 인도 등 식민지를 무역 거점으로 고구마를 전 세계로 확산시키는 역할을 했다. 16~17세기 스페인, 포르투갈 상인에 의해 중국에 전파됐다. 척박한 산지나 가뭄 시 쌀, 밀을 대신하는 구황작물로 자리 잡았고, 중국 남부와 동남해안에서는 감자보다도 먼저 정착한 경우가 많다. 중국인들은 찌거나 삶아 먹고 고구마 죽을 만들어 먹었다. 잎과 줄기도 채소처럼 볶거나 데쳐서 먹었다. 말려서 저장해 기근 대비용으로 사용했다. 중국을 통해 큐루, 현재의 오키나와에 전파된 고구마는 17세기 큐루를 통해 일본 본토에 전파된다. 일본은 곡물 생산이 불안정하고 기근이 잦아서 고구마를 구황작물로 적극 도입한다. 일본에서는 군고구마를 먹었고, 밥에 넣어 고구마 밥을 만들어 먹었다. 말려서 겨울을 보내는 저장식량으로도 쓰였다. 고구마 술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

 

3. 한국의 유입과 확산

한국으로 유입된 시기와 경로는 기록으로 남아 정확하게 알려진 편이다. 중국 문헌을 통해 고구마에 대해서 알았고 처음 들여오려 시도한 사람은 이광려다. 그는 중국으로 가는 사신을 통해 고구마를 들여오려 했으나 운반과정에서 썩어 실패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후 1763(영조 39) 조선통신사로 일본에 갔던 조엄이 대마도에서 고구마를 들여와 전파했다. 조엄은 재배법까지 상세히 기록해 전파했다. 고구마는 마른땅에서도 잘 자라고 가뭄에도 비교적 강하고 수확량도 많은 데다가 줄기도 먹을 수 있어 흉년에 또한, 굶주림에서 구할 작물로 인식됐다. 조선 후기에는 굽거나 삶아 먹었고, 찐 후 으깬 뒤 떡이나 경단처럼 만들어 먹었다. 말려 보관하고 곡식이 떨어지면 끓이거나 쪄 먹는 저장식량으로 사용됐다. 제주 일부 지역에서는 옥수수, 보리와 함께 섞어 주식 대용으로 사용했다. 일제강점기에 고구마재배가 장려되면서 전라, 충청, 제주를 중심으로 대량 생산됐고, 이때부터 고구마 말랭이, 고구마 엿, 전분, 가축 사료용 등 용도가 더 다양해졌다.

 

4. 오늘날의 고구마

국제농업연구센터에 따르면, 고구마는 쌀, , 옥수수, 감자, 카사바에 이어 여섯 번째로 중요한 작물이다. 매년 약 9천만~1억 톤 정도가 생산되는 것으로 추정한다. 95% 이상이 개발도상국에서 재배, 소비된다. 중국, 말라위, 탄자니아, 나이지리아, 우간다 등이 주요 생산국이고 특히 중국은 전 세계 생산량을 50~55%를 차지한다. 이를 보면 고구마는 아시아, 아프리카의 서민식량, 가공, 사료용 작물로 보여진다. 한국에서는 1인당 4.8~5kg 정도 소비한다. 예전처럼 구황작물로 인식되기보다는 건강식, 다이어트 식품으로 소비되는 비중이 커졌고, 치킨, 피자, 라떼, 케이크, , 스낵 등 가공식품에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고구마는 가뭄, 고온, 척박한 토양에서 견딜 수 있고 단위 면적당 에너지(열량) 생산량이 쌀이나 밀보다 높은 편이다. 비타민 A 결핍이 심각한 일부 아프리카 지역에서 아동 실명, 영양실조를 줄이는 작물로 지원될 정도로 영양도 좋다. 다양한 요리에 사용되고, 가공식품의 원료로 사용되고 사료나 산업용으로도 사용범위가 넓어 미래에도 중요한 작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