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쌀의 원산지
쌀은 특이하게 아시아, 아프리카에서 각각 재배되기 시작했다. 먼저 아시아의 쌀은 지금의 중국 양쯔강 유역에서 약 9000년 전부터 재배된 것으로 보고 있다. 품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먼저 양쯔 강 유역에서 알이 둥글고 차진 자포니카가, 자포니카가 인도 쪽으로 전파되어 야생 벼와 섞여 인디카가 생긴 것으로 본다. 아프리카의 쌀은 지금의 말리에 해당하는 니제르 강 상류에서 약 3000년 전부터 재배됐다. 아프리카 쌀은 아시아 쌀에 밀려 많이 줄어들었지만, 아프리카에서는 전통, 문화적인 이유로 여전히 재배되고 있다. 현재 일상에서 먹는 쌀은 거의 전부 아시아 쌀이다. 벼농사가 막 시작된 신석기, 청동기 시대에는 도정 수준이 낮아 껍질이 많이 남은 거친 쌀이었고, 솥이 없었기 때문에 물에 푹 끓인 죽 형태로 먹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2. 쌀의 전파와 확산
중국 양쯔 강 하류에서 시작된 벼농사는 점점 북쪽의 황허 강 유역으로 확산하면서, 쌀, 기장, 조, 밀이 섞여 재배됐다. 물 많은 논에서 재배하는 습식 벼농사 지역에서는 쌀밥, 죽, 떡이 발전하였고, 건조한 북부 지역에서는 기장, 조, 밀이 서민 곡물이었고, 제사, 축제, 의례용 좋은 곡물의 이미지를 가진 쌀은 고급이었다. 연구에 따르면 기원전 3000년 전후로 처음 한반도에 들어온 흔적이 발견되고, 본격적인 습식 벼농사는 민무늬토기를 사용하던 기원전 1500 ~ 300년으로 추정한다. 한반도 남부를 거쳐 기원전 1000년경 일본 규슈에서 혼슈로 전파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에서는 죽을 끓여 먹거나 다른 곡물과 섞은 잡곡밥 형태가 중심이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후 토기가 발달하면서 고슬고슬한 밥을 해 먹을 수 있었고 떡과 같은 형태의 쌀 요리가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양쯔 강의 자포니카 쌀이 동남아, 인도 쪽으로 퍼지면서 인도에서 야생 벼와 섞여 인디카 쌀이 된 것으로 여겨진다. 동남아에서는 카포니카는 찰기가 있어 찰밥, 떡, 디저트의 용도로 사용했고, 인디카는 카레나, 볶음밥으로 먹었다. 인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에서는 밥, 비리얀, 양쯔 강 등 여러 쌀 기반 요리가 발전했다. 서아시아, 지중해에는 실크로드, 인도양 무역을 통해 쌀이 전해졌고, 상류층을 중심으로 먹었고, 의례용 곡물로 사용됐다. 유럽에는 밀, 보리가 주식이었고, 쌀은 이탈리아 북부의 리소토, 스페인의 파에야 같은 일부 지역에서만 사용했다. 아프리카는 이미 아프리카 쌀이 있었지만, 아시아 쌀이 들어와 점점 대체됐다. 아메리카 대륙에는 유럽의 식민지 개척과 함께 쌀이 전파됐고, 미국 남부, 브라질, 카리브 해 일부에서 노예 노동을 기반으로 벼농사가 이루어졌다.
3. 한국 유입과 확산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흔적은 기원전 3000년 무렵의 불에 탄 쌀알인데, 이 시기에는 사용량이 적고, 재배, 교류의 여부가 불분명하다. 벼농사가 정착된 것은 민무늬토기 시대인 기원전 1500 ~ 300년 무렵이다. 이때부터 논벼 농업이 등장하고 인구도 크게 늘어났다. 초기에는 벼농사가 가능한 남부 평야 위주로 확산되었고, 중부, 북부, 산간에는 여전히 기장, 조, 보리 비중이 컸다. 삼국시대, 통일신라, 고려를 거치면서 저수지, 보, 수리시설이 늘어나고 논농사 기술이 발달하면서 쌀의 비중은 점점 커졌다. 하지만 쌀은 조세의 기준이었고, 공납, 임금, 지대를 지불하는 수단이기도 했기 때문에, 농민들은 정작 자신이 기른 쌀을 마음껏 먹지 못하고 잡곡밥을 더 많이 먹었다. 조선 시대에도 쌀은 계속해서 조세, 화폐, 지대의 기준이었고, 특히 백미는 신분이나 부의 상징이었다. 문헌에 따르면 양반은 백미 중심이고, 서민, 농민은 잡곡이나 겨울에는 메밀, 옥수수 등을 추가해서 먹었다. 밥, 죽, 떡을 만들어 먹었고, 각종 전통주는 거의 모두 쌀 기반이다.
4. 오늘날의 쌀
쌀은 밀, 옥수수와 함께 시계 3대 곡물이다. 특히 아시아, 아프리카 인구의 엄청난 비중을 먹여 살리고 있다. 2023~2024년 기준으로 약 5억 2천만 톤 규모로 생산된다. 주요 생산국은 인도, 중국,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미얀마, 필리핀 등으로 거의 아시아이다.
한국에서는 20세기 초까지 쌀은 부의 상징이고, 세금, 화폐의 기능도 했다. 근래에는 빵, 면, 육류 소비가 증가하고 가공식품이 다양화되고 저탄수화물, 다이어트 트렌드 등으로 한국인의 1인당 쌀 소비량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에는 55.8kg으로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밥, 떡, 술, 가공식품까지 포함하면 식문화의 중심축임은 변함이 없다. 쌀은 많은 나라에서 식량 안보의 상징이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품목이기도 하다. 또한, 엄청난 인구가 살고 있는 아시아나, 아프리카, 중남미 일부 지역이 쌀 문화권이기 때문에 쌀은 매우 중요한 작물이다.